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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리뷰/책, 생각 정리함

외부효과(external effect)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by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20.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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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는 공짜가 없다. 거래되는 모든 것에는 값이 매겨지고, 귀중한 무엇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남에게서 무엇인가를 빼앗아 손해를 주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이것이 시장에서 통용되는 '등가교환의 원칙'이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中)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무언가를 지불해야 하고 또 남에게 어떤 손해를 입혔다면 자신도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 그것이 등가교환의 원칙.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런데 어떤 원칙에도 예외가 존재하듯이 등가교환의 원칙에도 예외는 존재한다. 바로 외부효과(external effect)다.

 

우리는 때로 어떤 사람이 한 일 덕분에 한푼도 대가를 치르지 않고 큰 이익을 얻는다. 반면 다른 사람이 나에게 엄청난 손해를 끼쳤는데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을 일컬어 경제학에서는 '외부효과'(external effect)라고 한다. 어떤 사람의 행위가 시장을 통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경제적 이익이나 손해를 주는 현상이다. 시장의 밖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외부'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현상에는 좋은 것이 있는가 하면 나쁜 것도 있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中) 

특히 외부효과는 자동차 배기가스, 가정과 공장에서 배출하는 생활폐수와 산업폐기물 등 환경문제와 결부되면 국민경제를 해치는 치명적인 특성을 가진다.

그러면 외부효과가 국민경제에 무슨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어떤 사람의 생동이 나쁜 외부효과를 일으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분명히 좋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만약 그가 얻는 이익과 다른 사람이 입는 피해가 정확하게 일치한다면, 이것은 정의에는 분명 어긋나는 일이긴 해도 사회 전체의 복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 나쁜 외부효과로 인해 손해를 보는 사람의 손해가 이익을 보는 사람의 이익보다 훨씬 크다면? 그렇다면 나쁜 외부효과는 정의를 해치는 동시에 사회 전체의 복지를 감소시킨다.....(요약)....

... 어떤 상품을 생산하는데 나쁜 외부효과가 발생하면 거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상품의 사회적 가치를 초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운동화를 만드는 데서 많은 폐수가 나온다고 하자. 그리고 운동화를 만드는 기업의 사장들은 준법정신이 투철해서 각종 유독물질이 법정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도록 폐수 정화시설을 제대로 가동한다고 하자. 하지만 기준치 이하의 폐수도 수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정부는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하수종말처리장과 상수원 정수장 시설을 강화하는 등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그 물을 직접 마시거나 그 물로 키운 농수산물을 먹는 시민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폐수가 결국 바다로 흘러들기 때문에 해양 생태계에도 영향을 주어 어민들의 생산활동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누가 피해를 보고 돈을 쓰는 결국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화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은 운동화 그 자체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그 기업의 폐수 정화 비용, 정부의 수질정화 예산, 그리고 불특정 다수의 시민이 짊어지는 피해를 다 합친 것이 된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中)

유시민 선생님은 운동화를 만드는 기업을 예로 들었다. 기업이 아무리 폐수 정화시설을 잘 가동해서 폐수를 처리하고 운동화를 만들어서 이익을 얻는다 해도, 그 이익은 폐수가 발생함으로써 그것을 처리하기 위해 들어가는 전체의 사회적 손해보다 작다는 나쁜 외부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론적으로 이 나쁜 외부효과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외부효과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사회적 비용과 사적 비용을 일치시키면 된다. 어떻게? 나쁜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행위에 대해서 그 두 비용의 차이만큼 세금을 부과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그런 상품은 사회적 비용과 사적 비용의 차이만큼 값이 올라서 생산과 소비가 모두 줄어들어 사회적 가치와 사회적 비용이 일치하는 '왜곡되지 않은 효율적 자원배분'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정부는 거기서 얻은 세금 수입으로 나쁜 외부효과의 결과를 바로잡는 데 쓰면 된다. 이런 손쉬운 해결책을 최초로 제안한 사람은 영국 경제학자 피구(A. C. Pigou)인데, 그래서 오로지 이론의 영역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이 세금을 가리켜 '피구세'(Pigou-tax)라고 한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中)

나쁜 외부효과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런 효과를 발생시키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행위에 세금을 부과시키면 모든 일은 간단하게 해결될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사회적 비용과 사적 비용의 차이만큼 세금을 매기려면 나쁜 외부효과가 발생시키는 사회적 비용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이 사회적 비용을 파악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특히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비용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 또한 불가능해진다. 피구세가 이론적으로만 완벽한 이유다.

 

따라서 예측하기 어려운 사회적 비용이 드는 사업은 최대한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국내도서
저자 : 유시민
출판 : 돌베개 200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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