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5

휘몰아치는 급류로부터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급류> 정대건 최근엔 너무 자기 계발 서적만 읽는 것 같아서 인문학적 감수성을 충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소설을 집어 들었다. 2024년도 역주행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정대건 작가의 다. 한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계곡물이 불어나 급류를 만나 휩쓸려가버리는 것 같은 사건을 만나 어떤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지, 그 위에서 나도 같이 물살을 따라 떠밀려가듯 순식간에 소설을 다 읽었다. 그만큼 흡인력 있는 소설이다.이야기는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지방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만남을 그린 소설이다. 아빠와 함께 수영을 하러 갔던 계곡에서 물에 빠져 죽을 뻔한 해솔을 도담이 구한다. 그것을 계기로 타지에서 이사 온 해솔과 해솔의 엄마와 도담과 도담의 아빠는 점차 친해진다. 자연스럽게 도.. 2025. 4. 17.
평화로웠던,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리운 그곳, 프림 빌리지를 추억하며.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나오미와 지수. 아영과 이희수. 지수와 레이첼.그립고, 다시 만나고 싶은, 그러나 만날 수 없게 되어버린. 지구 끝의 온실에 관한 이야기. 알 수 없는 아주 미세한 나노 먼지 입자의 증식으로 인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어버린 지구. 인류는 땅 위에 인공적인 돔을 만들어 연명해 보지만, 이미 자원이 유한한 돔 안에서는 하루라도 더 살아남기 위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학대하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아비규환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다. 그마저도 더스트의 무한한 증식으로 수많은 돔 시티들이 무너져 결국 인류는 멸종위기에 처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더스트 내성을 가진 나오미와 아마라는 돔 시티 밖에 내성종들이 모여사는, 돔을 씌우지 않고도 자연적으로 식물들이 자라나는, 더스트의 피해가 전혀 없는 마을이 있다는.. 2024. 12. 31.
어느 성 소수자의 사랑법.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김고은 배우에게 관심 있어하던 중 그녀가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영화로 보기 전에 소설로 먼저 봐야지 하고 들춰봤던 소설. 정작 영화로는 아직까지 보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볼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아마도 소설을 읽어버리고 나니 영화까지 찾아서 볼 흥미를 잃어버린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 영은 남자이면서 남자를 좋아하는, 흔히 말하는 성 소수자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영이 어떤 남자들을 만나고 헤어지는지, 영의 마음은 어떤지, 말 그대로 대도시에서의 영이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HIV 문제나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들을 최대한 무겁지 않게 다루려고 시도한 재밌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성 소수자라고 해서 그.. 2024. 11. 2.
불행하고도 행복한, 모순적인 안진진의 이야기 <모순> 양귀자. 성격도, 생각도, 행동도, 외모도 모두 똑같은 쌍둥이로 태어났던 엄마와 이모. 그러나 결혼 후 둘의 팔자는 확연히 달라지고, 둘의 외모나 생각, 성격 또한 완전히 변하게 된다. 불행한 쪽의 자식으로 태어난 안진진.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잦은 술주정과 패악질, 남동생이 일으킨 사고들 때문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던 집안에서 모든 것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자아를 보호해 왔던 안진진. 25살 어느 날, 인생을 그냥 그렇게 흘려보냈다는 생각에 황망하게 뺨에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며 앞으로의 인생을 온 생애에 걸쳐 살아내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그렇게 온 생애에 걸쳐 삶을 살아내겠다고 다짐한 그녀 앞에 두 남자가 나타난다.아버지와 비슷하게 나를 성을 붙여서 안진진, 하고 부르는 남자. 감수성이.. 2024.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