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리뷰/책, 생각 정리함37 내면의 바다에서 나라는 존재를 깨닫기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무한> 채사장 시리즈의 저자 채사장.그가 마침내 시리즈의 마지막 책을 내놓았다.팟캐스트 시절부터 즐겨 듣고 책으로 나왔을 때도 꼬박꼬박 찾아 읽었던 책이라 마지막 권이 나왔단 소식을 듣고 얼른 읽어볼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뒤숭숭하기도 했다.함께 장기간 군 복무를 마지고 전역하는 맏선임을 보내주는 느낌, 중고등학교를 같이 보낸 오랜 친구와 졸업식 후 작별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마음 한 구석 어딘가가 시원섭섭하고 씁쓸한 느낌이다.저자는 평소에도 내면세계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아예 완전히 내면세계의 밑바닥까지 여행하고 와서 글을 작성한 듯 초연한 느낌이 들었다. “현대인은 이제 모르는 것이 없다. 고급 정보들이 매 순간 소셜 미디어의 스크롤과 함께 휘발되어 사라진다.우리는 모든 것을 .. 2025. 6. 29. 서툰 마음들이 지나간 자리에서 - 성해나 <두고 온 여름> 🌿 두고 온 여름, 아직도 그 여름에 머물고 있는 마음에 대하여 어떤 소설은 너무 흡입력이 강해 다 읽고 난 후에도 한참 동안 그 세계관 속에서 헤메이게 된다. 현실과 소설의 경계가 무너져 내가 어느 곳에 속해 있는지 헷갈리게 만드는 그런 소설. 성해나 작가의 이 나에겐 그런 소설이었다. 많지 않은 분량으로 2시간 남짓 걸려서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한 편의 가름 아린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화 의 분위기가 떠오르는 소설이었다.소설을 다 읽고 나서 알 수 없는 먹먹한 감정에 사로잡혀 조용히 눈물을 흘렀다. 덕분에 카페에서 참을 수 없는 울음을 감추느라 애를 먹었다.(나이 서른 먹고 카페에 앉아 울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혹시라도 훌쩍이며 카페에서 눈물을 훔치는 머리 긴 남.. 2025. 6. 21. 휘몰아치는 급류로부터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급류> 정대건 최근엔 너무 자기 계발 서적만 읽는 것 같아서 인문학적 감수성을 충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소설을 집어 들었다. 2024년도 역주행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정대건 작가의 다. 한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계곡물이 불어나 급류를 만나 휩쓸려가버리는 것 같은 사건을 만나 어떤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지, 그 위에서 나도 같이 물살을 따라 떠밀려가듯 순식간에 소설을 다 읽었다. 그만큼 흡인력 있는 소설이다.이야기는 저수지와 계곡이 유명한 지방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인 도담과 해솔의 만남을 그린 소설이다. 아빠와 함께 수영을 하러 갔던 계곡에서 물에 빠져 죽을 뻔한 해솔을 도담이 구한다. 그것을 계기로 타지에서 이사 온 해솔과 해솔의 엄마와 도담과 도담의 아빠는 점차 친해진다. 자연스럽게 도.. 2025. 4. 17. 평화로웠던,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리운 그곳, 프림 빌리지를 추억하며.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나오미와 지수. 아영과 이희수. 지수와 레이첼.그립고, 다시 만나고 싶은, 그러나 만날 수 없게 되어버린. 지구 끝의 온실에 관한 이야기. 알 수 없는 아주 미세한 나노 먼지 입자의 증식으로 인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어버린 지구. 인류는 땅 위에 인공적인 돔을 만들어 연명해 보지만, 이미 자원이 유한한 돔 안에서는 하루라도 더 살아남기 위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학대하고,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아비규환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다. 그마저도 더스트의 무한한 증식으로 수많은 돔 시티들이 무너져 결국 인류는 멸종위기에 처한다. 그런 상황 속에서 더스트 내성을 가진 나오미와 아마라는 돔 시티 밖에 내성종들이 모여사는, 돔을 씌우지 않고도 자연적으로 식물들이 자라나는, 더스트의 피해가 전혀 없는 마을이 있다는.. 2024. 12. 31. 이전 1 2 3 4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