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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경제를 관망하라 <부의 인문학> 우석(브라운 스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40대 초반의 나이에 성공적인 투자자로서 은퇴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는 책. '자본주의에서 승리하는 법'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돈이 움직이는 흐름을 잘 관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거인'이란, 여러 철학자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처럼 경제와 인문학적 깊이를 지닌 이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들의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이들처럼 사고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경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흐름을 읽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인문, 경제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우석님은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의 인기 논객 중 한 분이었고,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성공한 투자자였다. (본인 스스로 .. 2024. 11. 11.
바다 위의 또 다른 세상 <아무튼 서핑> 안수향. 대부분의 운동이 ‘0’에서 ‘1’을 더해가는 일이라고 치면 서핑을 ‘0’에서 ‘0.1’로 겨우 갔다가 ‘-3’으로 굴러떨어지는 일 같다. 근데 그 ‘0.1’이 미치도록 좋아서, 고작 파도 하나 타려고 몇 시간 동안 물살을 버티곤 한다.-11p첫 문장부터 미치도록 완벽하다. 이토록 완벽한 문장은 근 6개월 들어 처음이다. 이 문장에 공감하지 않을 서퍼가 과연 있을까?올해 6월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발리에서 서핑하기'를 실현하기 위해. 발리를 찾았었다. 이때만 해도 내가 이렇게 서핑에 빠질 줄은 몰랐었지..서핑의 'ㅅ'자도 모른 채 막연히 인스타에서 본 서핑의 낭만을 떠올리며 덜컥 한 달 동안 서핑을 배울 수 있는 서핑 캠프를 예약해놓고 발리에 가서 서핑을 탄 지 3일 만에 나는.. 2024. 11. 10.
자본주의 시대에 우리는 무언가를 팔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사는 동안 한 번은 팔아 봐라> 서 과장. 자본주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한다. 이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돈을 번다는 것은 내게 가치있는 무언가를 팔아서 다른 가치와 교환이 가능한 재화를 벌어들인다는 의미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직장으로 출근하는 것은 우리의 노동력을 팔아서 돈을 번다는 뜻이다. 집 앞 편의점 사장님은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벌고, 편의점 사장님한테 가게를 빌려준 임대업자는 공간을 팔아서 돈을 번다. 음식점 사장님은 음식을 팔아서 돈을 벌고, 그 음식점에 식품을 대는 업자는 음식 재료를 팔아서 돈을 번다. 우리가 지금 사는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팔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무언가를 팔아야 돈을 벌기 때문입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돈을 번다는 것도 우리의 노동력을 팔아서 .. 2024. 11. 9.
거장이 이야기해주는 한국 근현대사 <오! 한강> 허영만 일제강점기에서 1945년 해방부터 6.25를 거쳐 1987년 6월 항쟁까지 한국의 근현대사를 다룬 허영만 작가님의 만화. 예전에 을 방영할 때 유시민 선생님이 추천했던 책인데 이제야 기회가 생겨서 읽어보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치하 가난한 소작농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그림실력이 뛰어났던 이강토. 해방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힘입어 머슴살이를 하지 않고 본인의 재능을 살려 화가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면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들을 토대로 한국이 해방부터 6.25 전쟁,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까지 어떠한 시대적 전환을 맞이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그 후 대학생으로서 여러 학생 시위에 참여하는 이강토의 아들 이석주를 통해 한국 민주화 운동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강토와 석.. 2024. 11. 4.
강철같은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가. <강철의 연금술사> 아라카와 히로무 감히 인생 만화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만화.  모든 것이 등가교환의 법칙으로 이루어져 무언가를 얻으려면 그와 동등한 가치를 가진 무언가를 내놓아야 하는 지극히 숫자적인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연금술의 세계관에 태어난 에드워드 형제. 돌아가신 어머니조차 그와 동등한 가치를 지닌 무언가를 연금술로 지불한다면 어머니를 다시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순진한 에드워드 형제는 어머니를 살리려는 인체연성을 시도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동생은 신체 전부를, 형은 오른쪽 팔과 왼쪽 다리를 잃어버리는 사고를 당한다. 사고를 딛고 일어나 자신의 팔다리와 동생의 신체를 다시 되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하는 에드워드 엘릭. 동생 알폰스는 영혼이 강철의 갑옷에 갇히고, 형 엘릭은 강철로 만든 오토메일을 장.. 2024. 11. 2.
어느 성 소수자의 사랑법.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김고은 배우에게 관심 있어하던 중 그녀가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영화로 보기 전에 소설로 먼저 봐야지 하고 들춰봤던 소설. 정작 영화로는 아직까지 보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볼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아마도 소설을 읽어버리고 나니 영화까지 찾아서 볼 흥미를 잃어버린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 영은 남자이면서 남자를 좋아하는, 흔히 말하는 성 소수자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영이 어떤 남자들을 만나고 헤어지는지, 영의 마음은 어떤지, 말 그대로 대도시에서의 영이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HIV 문제나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들을 최대한 무겁지 않게 다루려고 시도한 재밌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성 소수자라고 해서 그.. 2024.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