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40대 초반의 나이에 성공적인 투자자로서 은퇴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는 책. '자본주의에서 승리하는 법'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돈이 움직이는 흐름을 잘 관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거인'이란, 여러 철학자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처럼 경제와 인문학적 깊이를 지닌 이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들의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이들처럼 사고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경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흐름을 읽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인문, 경제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우석님은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의 인기 논객 중 한 분이었고,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성공한 투자자였다. (본인 스스로 성공한 투자자로서 커리어를 잘 마쳤고, 그가 하는 말의 대부분이 예언처럼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또 나만 모르고 있었다...)
올해 주식을 처음 시작하고 어느 정도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던 찰나, <부의 인문학>을 읽고 인상 깊은 부분이 있어서 글로 정리해 본다.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저자가 조지 소로스를 언급하며 소개한 '독자적인 사고의 틀'의 중요성을 언급한 부분이다.
소로스는 '오류성'과 '재귀성'이라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사고의 틀'을 이용하여 주식시장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오류성'은 그의 스승인 칼 포퍼에게서 물려 받은 개념으로 인간은 세상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고 언제나 일부분은 왜곡된 관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재귀성'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의미하는데, 사람의 생각이 사건에 영향을 미치고, 그 사건이 다시 사람의 생각에 변화를 주는 과정을 말한다. 주식에서는 투자자의 생각과 주식 시장(주가)은 서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바로 소로스가 말하는 재귀성의 원리다.
조지 소로스는 재귀성 원리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류성과 재귀성을 토대로) 거품이론을 만들었다. 모든 거품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하나는 현실 세계에서 유행하는 추세고, 다른 하나는 그 추세에 대한 착각(오류성)이다. 추세와 착각이 서로 작용하면서 함께 강해질 때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 과정은 중간에 부정적 피드백(재귀성)으로 검증받기도 한다. 그러나 추세가 강해서 검증을 통과하면 추세와 착각이 모두 강화(재귀성)된다. 마침내 시장에 대한 기대가 현실과 동떨어지면, 사람들은 자신의 착각을 깨닫게 된다. 이제 사람들 사이에서 의심이 자라나고 혁신이 줄어드는 혼돈의 시간이 이어지지만, 현재의 추세는 관성에 의해 유지된다. 그러나 결국엔 추세가 반전되는 시점이 오면 반대 방향으로 자기 강화(재귀성)가 진행된다.”
-<부의 인문학> 중
위의 내용이 바로 조지 소로스가 제안한 거품이론이다. 소로스는 "거품이론"에서, 모든 거품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하나는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추세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의 착각에서 비롯된 과도한 기대라고. 이 둘이 상호작용하면서 거품이 점점 커지게 된다. 결국, 현실과 기대 사이의 차이가 극에 달하면 거품은 터지기 마련이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특정 주식의 주가가 자신이 평가하기에 기대치보다 높아졌다고 의심할지라도, 다른 투자자들이 더 오를 거라는 믿음으로 투자를 계속하면 그 투자의 추세는 멈추지 않고 주가는 계속해서 오르는 거품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소로스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시장에 추세가 보이고 투자자의 착각이 더해져 거품이 형성되는 초기 국면을 발견하면 나는 불에 기름을 붓듯 투자하여 추세를 강화시킨다.”
소로스는 거품을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로 본다. 그는 향후 거품이 엄청 커질 수 있는 추세를 골라서 투자하며, 추세와 투자자들의 착각이 상호 어떻게 작용하는지 면밀히 관찰하고 투자하여 투자자들이 착각에서 깨어나기 직전에 남들보다 먼저 빠져나온다.
-<부의 인문학> 중
요약하면, 소로스는 금융시장에 참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엉터리일수도 있다는 ‘오류성'. 그리고 주식시장에서 주가와 투자자들의 심리는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재귀성’. 이 두 가지 원리를 토대로 먼저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거품이 발생하는 곳을 찾은 후, 저점에 매수하여 투자하고 그 거품이 꺼지기 전에 먼저 시장에서 빠져나오면서 시세차익을 얻는 방법으로 돈을 번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것을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의 틀'을 이용한 투자법이라고 소개했고, 실제로 이런 방법으로 성공적인 투자를 거두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조지 소로스가 본인만의 '독자적인 사고의 틀'을 주식 시장에 적용하여 성공적인 투자를 한 것처럼, 우리도 우리 자신만의 '독자적인 사고의 틀'을 만들고 검증하여 주식 시장에 적용해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물론 나만의 사고의 틀은 검증이 필요하겠다. 아니면 조지 소로스의 사고의 틀을 적용시켜도 되고).
그리고 이러한 독자적인 사고는 주식 시장 뿐만아니라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도 도움이 된다. 오늘날 정보와 데이터는 넘쳐난다.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지만, 소로스처럼 한 발 앞선 결정을 내리는 극히 드물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아는 것과, 이를 통해 자신의 시각을 형성하는 것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소로스는 변화를 미리 예측하려 하기보다,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본질을 보는 힘을 길렀다. 결국, 이는 다른 투자자들과는 차별화된 결과를 가져왔고, 소로스가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나서, 소로스의 사고 방식을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일상에서든 직장에서든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접한다. 그중 어떤 것에 주목하고, 어떻게 해석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부의 인문학은 부의 축적뿐 아니라 나만의 관점을 형성하는 사고법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앞으로는 주어진 정보의 표면에만 집중하기보다, 그것이 말하지 않는 더 깊은 의미를 고민해 보려 노력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부의 인문학이 보여준 소로스의 독자적인 사고의 틀은, 결국 삶의 전반에 걸쳐 '다른 시각'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이는 단지 부의 인문학적 접근을 넘어, 우리가 어떤 삶을 추구할지에 관한 중요한 시사점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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